
2025년, 북한 연계 해커 조직이 한 해 동안 탈취한 암호화폐 규모가 20억 달러(약 2조7000억 원)를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22년 기록된 13억50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과 국제 안보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역대 최대 피해, ‘Bybit’ 사건이 결정적
올해 발생한 해킹 피해의 절반 이상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빗(Bybit) 에 집중됐다. 5월 발생한 이 사건에서 약 14억 달러 상당의 자산이 외부로 유출되며, 단일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로 기록됐다.
이번 공격은 거래소의 내부 승인 절차를 교란시키는 정교한 전술이 사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내부망 접근 권한을 악용한 협력사 침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기술에서 사람으로, 해킹 패러다임의 변화
과거에는 네트워크나 시스템의 보안 취약점을 노리는 방식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사회공학적 해킹(Social Engineering) 이 중심으로 떠올랐다.
북한 해커들은 투자 제안이나 채용 이메일을 가장한 피싱으로 피해자를 유인하고, 장기간 신뢰 관계를 형성해 스스로 정보를 넘기도록 유도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대화, 가짜 신분증 생성, 음성 변조 기술까지 결합해 사람의 판단력을 교묘히 무너뜨리고 있다.
암호화폐 지갑과 거래소의 취약점 공략
북한 해커들은 여전히 거래소의 지갑 관리 시스템 과 네트워크 포트 를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는다.
특히 관리자 개인 키를 탈취해 직접 지갑에서 자산을 인출하거나, 거래소의 내부망을 통해 콜드월렛 접근 권한을 획득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포착되고 있다.
이러한 공격은 일회성 침입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잠복 후 자산이 일정량 쌓였을 때 실행되는 등 정교한 타이밍 조절이 특징이다.
탈취 자금은 어떻게 세탁되나
탈취된 암호화폐는 즉시 여러 중간 지갑 과 크로스체인 브릿지, 그리고 믹싱 서비스 를 통해 분산된다.
이후 자금은 수십 개의 소액 트랜잭션으로 나뉘어 전송되며, 법정화폐로 교환되기 전까지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대표적인 세탁 경로로는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나 ‘와사비 월렛(Wasabi Wallet)’ 같은 익명화 서비스가 활용된다.
피해 범위, 거래소에서 개인까지 확대
과거 북한 해커들의 주요 목표는 대형 거래소였으나, 최근에는 고액 자산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 로까지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SNS나 투자 커뮤니티를 통해 개인 투자자에게 접근해 “내부 정보”를 미끼로 한 악성 링크를 배포하거나, 가짜 투자 플랫폼으로 유도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개인 키를 탈취당한 투자자는 자산을 즉시 인출당하지만, 추적과 환수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국제 사회의 평가와 대응
블록체인 분석업체들은 북한 해커들이 2017년 이후 누적 60억 달러 이상을 탈취했다고 추산한다.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 등은 이 자금이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 자금 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관련 기관 및 인물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추적 불가능한 암호화폐 자금 세탁망을 차단하기 위한 기술적 협력과 법적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보고되지 않은 피해, 실제 규모는 더 크다
전문가들은 이번 집계가 ‘공식적으로 보고된 피해’에 한정되어 있으며,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클 것이라고 지적한다.
많은 거래소와 개인이 보안 신뢰도 하락을 우려해 피해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20억 달러라는 금액은 최소치에 불과하며, 실질적인 피해는 그 두세 배에 이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제 안보 위협으로 번진 사이버 공격
북한의 해킹은 단순한 사이버 범죄를 넘어 국가 단위의 경제 안보 위협 으로 평가된다.
탈취 자금이 무기 개발로 이어질 경우, 글로벌 금융 질서와 군사적 균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국은 암호화폐 관련 규제 강화, 거래소 보안 인증제 도입, 범국가적 정보 공유 체계 구축 등을 추진 중이다.
결론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은 기술적 취약점과 사회공학, 인공지능이 결합된 복합적 위협이다.
2025년의 20억 달러 탈취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국제 금융과 안보 체계의 새로운 경고음으로 해석된다.
이제는 단순한 보안 강화가 아닌, 글로벌 수준의 협력적 대응 체계 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